HRD/HRD 전략

섬김의 CEO

배권수 2009. 6. 18. 19:25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당선될 수 있었던 많은 요인 중 하나가‘샐러리맨 신화’의 상징성이다. 평사원으로 입사하여 기업의 사장으로 거듭난다는 스토리는책이나 드라마의 소재로도 쓰일 만큼 매혹적이다. 아니 드라마틱하다. 이 같은 모든 직장인의 꿈과도 같은 이야기를 실제 써내려간 사람이 있으니 바로 이정치 일동제약 사장이다. 40여 년간을 일동제약에 몸담은‘일동맨’인 그는 언론에 노출이 되지 않는 은둔의 경영자로 더욱 유명하다. 섭외가 어렵지 않을까하는 걱정으로 연락을 취했지만 이사장은인터뷰에 흔쾌히 응했다. 직접 만나본 이사장은 소탈하고 가식이 없었다. 이웃집 아저씨같이 편안한 인상이지만 자신의 생각을 말할 때는 솔직히 말하는 모습을 보고 일동제약의힘을 느낄 수 있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사장님이 생각하시는 HRD란 무엇인가요?
교육이라는 것은 교수자가 의도한 방향으로 학습자를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HRD는이러한 교육의 개념을 기업에 접목시킨 것으로서, 학습자들을 기업에 도움이 되는 핵심인재로 변화시키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을 이끌어 나가는 것은 2~3%의 소수 핵심 인재라고 하는데, HRD는 이러한 핵심 인재의 비율을 높이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방법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2~3%는 키우고 나머지 98%는 방치하자는 개념은아닙니다. 모든 사원이 자신의 일에 동기를 부여하고 지속적으로 일에 흥미를 잃지 않도록 하는 것도 HRD의 중요한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일동제약은 오래 전부터 사내 교육을통해 이러한 HRD를 직접 실현하고 있습니다.


➜ 독서 통신 교육을 통한 사원 교육에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으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독서 통신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을 하거나, 독서를 하는 경우가 드문 직장인들로 하여금 독서를통한 학습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독서 통신 교육입니다. 매달 자기가 원하는 분야의책을 한 권 읽는 것 자체로도 큰 도움이 되는데, 책 내용에 대한 문제 풀이를 통해 깊이 있는 독서를 하게 해주고, 이런 일련의 과정들을 통해서 학습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저희 같은 경우 에듀프로를 통해 독서 통신을 계속 해오고 있습니다. 일방적으로 하나의 교육방향만을 제시하고 따라오라는 것이 아닌,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마치‘뷔페’처럼 제시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만 배울 수 있어 사원들의 호응도 뜨겁습니다.


➜ HRD교육과 독서 통신 교육이 끼치는 긍정적인 효과는 어떤점인가요?
독서와 학습을 접목시킴으로써 여러 가지 유익한 정보들을 학습을 통해 얻을 수 있다는 장점과 개인별 학습 관리로 직원들이 스스로학습하는 습관을 가질 수 있게 해준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개인의 역량이 향상되고, 학습한 내용을 현업에 적용함으로써 조직의 성과 창출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독서가 주는 가치란 것은 정말기대 이상이라고 생각됩니다. 책을 통한 학습이 인간을 인화시킨다고 할까요? 사원간 서로 배려하며 조직문화가활성화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결국 교육을 통해 사원들의 값어치를 올려준다고 생각합니다. 사원들의 값어치가 올라가면 그만큼회사의 값어치도 오르는 것 아니겠습니까? 회사가 망하게 되면 회사의 남은 자산가치는 장부상의 유동자산 비유동자산이 아닌 타회사로이직한 일동제약 직원들 연봉의 합이 진정한회사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이 중요한만큼 요즘도 사원 교육할 때는 제가 반드시 첫시간 강의를 합니다. 일동제약이 바라는 인재상, 앞으로 나아갈 방향 등을 제가 직접 이야기해야 사원들에게 효과가 있죠. 아무리 강사가말해봤자 가슴에 안와닿을 겁니다.


➜ 일동제약만의 사원 교육 시스템이 궁금합니다.
일동제약의 교육 시스템은 계층 교육, 테마교육, 자기 계발 교육, MBA과정, 제품 교육, 직무 교육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계층 교육은 승진자에 대해서 직급별 교육을 실시하여필요 역량을 개발하고, 이를 현업에서 활용하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고, 다양한 주제를 가진 테마 교육과 전 사원을 대상으로 독서통신 교육, 사이버 교육 등의 자기 계발 교육환경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MBA과정은 차장과 부장 승진 예정자를 대상으로 경영 관리 능력을 배양시켜 조직의지속적인 성과 향상을 주도할 수 있는 리더 육성 과정입니다. 또한사내 제품에 대한 제품 교육을 매월 실시하여 영업과 관련이 없는 업무를 하는 직원들도 제품에 대한 지식을 배양할 수 있게 하고, 현업에적용할 수 있는 실무 중심의 직무 교육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제약분야 HRD는 타 분야에 비해 어떤 점이 다른가요?
제약업계는 다른 업종에 비해 영업 사원의 비율이 높은 편입니다.(전체 직원의 50%이상) 이는 그만큼 영업 부문이 중요하다는 뜻으로제약업계의 HRD는 제품 지식, 디테일 능력, PT능력, 직무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춰 실시하고 있다는 점이 타 분야와 크게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제약회사를 운영하면서 힘든 점은 어떤 점이 있으신가요?
어떤 회사도 예외는 아니겠지만, 시장 상황을 정확히 읽고, 미래를내다보는 안목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잘못된 판단과 투자는경영 악화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현재 우리 회사는 안성공장에 최신 설비와 항암제, 항생제 생산 등을 건설 중인데, 회사의 설비 투자역사 상 가장 큰 자금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걱정도 적지 않지만 반드시 성공시킨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으니 좋은 결과가 기대됩니다.덧붙인다면,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약품을 만든다는 것이 그리 간단한 일만은 아닙니다. 원료 수급에서부터 완제품 생산에 이르는 전공정에서 티끌만큼의 빈틈도 생기지 않도록 노력해야하니 완벽에 완벽을 기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그만큼 책임감이 막중하지요.


➜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철저한 자기 관리로 타의 모범이 되고있는데요. 비결이 있으신가요?
항상 책을 가까이 하려고 노력합니다. 회사 경영에 관련된 경영서뿐만 아니라 분야를 가리지 않고 두루 읽는 편입니다. 젊은이들과 원만하게 대화할 수 있도록 그들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을 이해하고함께 호흡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언제나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선지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않는 편입니다. 흡연과 과음을절대 삼가고, 틈나는 대로 등산이나 산책 등 건강관리도 게을리 하지않습니다. 좀 다른 이야기지만 제가 94세 되는 모친을 모시고 4대가함께 살고 있습니다. 그러니 자기 관리가 안 될 수가 없습니다.(웃음)저희집 가훈이 가화,인화,심화입니다. 4대가 모여 화목하게 사니 그것만으로도 자기관리가 저절로 되고 있습니다.


➜ 사내 교육뿐만 아니라 사원관리도 철저하시다 들었습니다.
아무것도 철저한 건 하나도 없습니다.(웃음) 다만 모든 사내 경조사는 직접 챙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경조사라는 것이 남을 보내면 이미지가 더 안좋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하물며 화환으로 때운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해서 우리 직원 경조사는 제가직접 방문하고 있습니다. 돈으로 되는 일이 있고 돈으로 안되는 일이있는데 경조사는 돈으로만 될 일이 아니죠. 경조사 참석도 좋은데 평소에는 친하지도 않던 사람이 특정한 날만 불쑥 찾아가면 이상하잖아요? 그래서 저는 사원들의 이름을 모두 외우고 항상 그들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 HRD담당자에게 한마디 하신다면
HRD담당자들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학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그 이유는 기업을 살리는 것은 결국 인재인데, 그 인재들을 핵심 인재로 키울 수 있는 것이 HRD담당자들의 역량이고, 이는 곧 기업의 성과와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HRD담당자들은 이점을 명심하고, 자신의 업무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임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또한 자사의 특성에 맞는 시스템을 발굴, 선택해서 적용하는 것도 HRD담당자의 몫입니다. 모든 회사에 다 들어맞는 옷은 있을 수 없죠. 자사의 특성에 맞는 시스템이 분명 있을 겁니다. 시행착오는 거치겠지만 꼭 찾아내야하는 것이 HRD담당자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내내 이 사장은 본인이 나설 인터뷰가 아니라며 겸손함을나타냈다. 자신을 극도로 낮춤으로 상대를 배려하는 이사장의 화법은 인터뷰 내내 빛을 발했다. 우수인력이 안들어오니 자체적으로 교육을 해야 하지 않겠냐는 그의 농담도 있었지만 실제 일동제약은 미래를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해오고 있는 알짜 제약 회사이다. 의약품생산실적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앞으로 있을 치열한 경쟁에 대비한 장기적인 안목의 투자도 과감하게 진행 중이다. 이 모두가 이정치사장 혼자만이 이뤄낸 것이 아닌 사원 모두가 미래의 꿈과 이상을 그리며 일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짐 콜린스가 지은‘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책을 보면 좋은 기업을넘어 위대한 기업이 된 회사를 살펴보면 차별화 되는 6가지 항목이있다. 그중 맨 처음 등장하는 항목이‘단계5의 리더쉽’이다. 이는 감탄을 자아내는 겸손함과 해야 할 일을 해내는 강렬한 의지를 말한다.
즉, 회사가 아무리 승승장구해도 조용히 자신을 낮추고 겸손한 행동을 보여주지만 그 내면에는 강한 의지를 가진 리더쉽이 바로‘단계5의 리더쉽’이다. 짐 콜린스가 한국에 와서 이정치 사장을 봤으면‘단계5의 리더쉽’이라고 칭찬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단순 교육이 아닌 일동대학을 만들고 싶다는 그의 꿈, 그 꿈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다같이 지켜보자.


[2009-04-03 오후 12:09:19] 기사제공 : 월간HRD